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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주식 시세 읽는 법: 화면에 뜬 모든 숫자의 의미
매수·매도 호가와 스프레드, 거래량, 시가총액, PER, EPS, 52주 최고·최저, 베타 같은 시세 화면의 항목들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그중 어떤 숫자를 어떤 순서로 먼저 봐야 하는지, 그리고 밸류 트랩 같은 함정은 무엇인지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주식 시세 화면은 좁은 공간에 열 개가 넘는 숫자를 몰아넣고, 그중 대부분은 아무 설명이 없습니다. 하지만 각 항목이 어떤 질문에 답하고 있는지만 알면 거의 전부가 단순해집니다.
흔히 쓰이는 항목을 대체로 중요한 순서대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매수 호가, 매도 호가, 그리고 스프레드
매수 호가는 지금 누군가가 사겠다고 제시한 가격 중 가장 높은 값입니다. 매도 호가는 지금 누군가가 팔겠다고 내놓은 가격 중 가장 낮은 값입니다. 그 사이의 간격이 스프레드입니다.
큰 글씨로 표시되는 "현재가"는 대개 가장 최근 체결가입니다. 이미 일어난 거래에 관한 과거의 사실입니다. 실제로 여러분이 거래할 때는 매도 호가 근처에서 사고, 매수 호가 근처에서 팔게 됩니다.
스프레드는 실제 비용이며, 들어갈 때 한 번, 나올 때 또 한 번 지불합니다. 거래가 활발한 대형주라면 몇 퍼센트의 몇 분의 일 수준이라 신경 쓸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 거래가 뜸한 소형주에서는 몇 퍼센트에 달할 수 있고, 그러면 본전을 맞추기 위해서만도 가격이 내 쪽으로 꽤 움직여 줘야 합니다.
거래량
몇 주가 손바뀜했는지를 나타내며, 보통 당일 수치나 평균값으로 표시됩니다.
거래량이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 유동성의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얼마나 쉽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는가를 말해줍니다.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스프레드가 넓고, 어느 정도 규모의 매도 주문만 내도 가격이 불리하게 밀릴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거래량이 무엇이 아닌지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량은 종목의 우량함을 나타내는 신호가 아닙니다.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그저 거래가 많았다는 뜻이고, 그것은 좋은 소식에도 나쁜 소식에도 똑같이 일어납니다.
시가총액
시가총액 = 주가 × 발행 주식 수. 시장이 그 회사 전체에 붙인 가격표입니다.
두 회사를 비교할 때 써야 하는 숫자는 주가가 아니라 이것입니다. 50만 원짜리 주식이 "비싼" 것도 아니고 3,000원짜리 주식이 "싼" 것도 아닙니다. 그 가격은 회사가 자기 자신을 몇 조각으로 나누기로 했는지만 알려줄 뿐입니다. 50만 원짜리 주식 1,000만 주로 이루어진 회사는 시가총액 5조 원이고, 3,000원짜리 주식 100억 주로 이루어진 회사는 30조 원입니다. 후자가 여섯 배 큽니다.
52주 최고·최저
지난 1년간의 최고가와 최저가입니다.
맥락을 잡는 데는 유용합니다. 그 주식이 얼마나 출렁였는지, 지금 자기 자신의 최근 역사 어디쯤에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다만 매매 신호로는 쓸모가 없습니다. 52주 최저가 근처에 있는 주식은 저평가일 수도 있고,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로 떨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숫자만으로는 둘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PER(주가수익비율)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대략 말하면, 지금의 이익 기준으로 몇 년치를 내고 그 회사를 사는 셈인지를 나타냅니다.
| PER이... | 대개 의미하는 것 |
|---|---|
| 낮다 | 시장이 성장을 거의 기대하지 않거나, 어떤 위험을 보고 있음 |
| 높다 | 시장이 앞으로 강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음 |
| 음수이거나 표시되지 않음 | 회사가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음 |
PER은 비교 대상이 있을 때만 의미가 생깁니다. 같은 회사의 과거 수치이거나, 같은 업종의 직접 경쟁사여야 합니다. 은행의 PER과 소프트웨어 회사의 PER을 비교하는 것은 거의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업종마다 정상 범위가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낮은 PER이 자동으로 저평가를 뜻하지는 않으며, 이 함정에는 이름까지 붙어 있습니다. 밸류 트랩입니다. 구조적으로 쇠퇴하는 사업은 분모의 이익마저 줄어들기 직전까지 낮은 PER을 보여줍니다. 그 시점에 돌아보면 그 비율은 애초에 싼 것이 아니라 경고였습니다.
EPS(주당순이익)
주당순이익 — 전체 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PER의 분모이자, 분기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숫자입니다.
기본과 희석의 구분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희석 EPS는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스톡옵션과 전환 증권이 전부 실제로 주식이 된다고 가정하며, 그만큼 수치가 낮아집니다. 희석 쪽이 더 보수적이고 더 정직한 숫자입니다.
배당수익률
연간 배당금 ÷ 주가를 백분율로 표시한 값입니다. 배당을 하지 않는 많은 기업에서는 0으로 표시되는데, 이는 결함이 아닙니다. 유난히 높은 배당수익률이 왜 열광이 아니라 의심의 대상인지는 배당을 다룬 별도의 글에서 설명합니다.
베타
그 주식이 과거에 시장 전체 대비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나타냅니다. 베타 1은 시장과 대체로 함께 움직였다는 뜻이고, 1.5는 양방향 모두 시장보다 절반쯤 더 크게 움직였다는 뜻이며, 1보다 작으면 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베타는 과거를 서술합니다. 지금까지의 승차감이 얼마나 울퉁불퉁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측정치이지, 다음 구간에 대한 예측이 아닙니다.
장 시작 전과 장 마감 후 가격
정규 시간 밖의 거래는 훨씬 얇은 환경에서 이루어집니다. 그곳의 가격은 아주 적은 물량에도 크게 움직이고, 정규장이 열리면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외에서 벌어진 극적인 움직임은 잠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편이 좋습니다.
실제로 무엇부터 봐야 하나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이 순서를 권합니다. 시가총액(이 회사는 얼마나 큰가), 스프레드와 거래량(빠져나올 수 있는가), 동종 업계와 비교한 PER(나는 얼마를 지불하고 있는가), 52주 최고·최저(얼마나 출렁였는가).
나머지는 맥락입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무엇도, 그 회사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하는 일을 대신해 주지 못합니다. 그것만은 어떤 시세 화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교육 자료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여기 있는 어떤 내용도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는 권유가 아닙니다.